기아자동차가 국내 시장에 출시할 EV5 SUV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형 전기 SUV가 9월 출시를 앞둔 가운데, 이 같은 논란은 안전에 민감한 국내 시장에서 EV5의 판매 잠재력을 위협할 수 있다.
CATL 배터리, BYD 및 국산 대안 대신 선택
배터리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7월 17일, 기아는 당초 중국 시장용 EV5에 사용된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테스트하며 비용을 낮추고 가성비 EV 시장을 공략하려 했다. 그러나 성능 평가 후 기아는 BYD 배터리 옵션을 최종적으로 거부했으며, 국내 시장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기아는 중국 CATL(컨템포러리 엠페렉스 테크놀로지)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선택했다. CATL의 NCM 배터리는 BYD의 LFP 제품보다 비싸지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빅3' 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기아가 니로 EV, 레이 EV, PV5에 이어 네 번째로 CATL 배터리를 선택한 사례다. 현대자동차도 이전에 코나 EV에 CATL 배터리를 사용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형 EV5에 CATL을 적용하는 것은 이전보다 더 큰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

CATL 관련 EV 화재 사건 이후 안전 우려 고조
이번 결정은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 CATL 배터리는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여러 EV 화재 사건과 연관되어 배터리 안전 기준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공식적인 리콜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은 대중의 주목을 받았으며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분석가들은 안전 문제가 알려진 중국 배터리 공급업체에 계속 의존하는 것이, 특히 고액 EV 화재와 관련해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고 궁극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소비자들은 EV 선택 시 안전성과 신뢰성을 점점 더 우선시하고 있다”고 한 분석가는 말했다. “화재 위험과 연관된 배터리 브랜드는 구매자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 점유율 하락…LFP로 반격 모색
한편,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자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며 우위를 점했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이제 CATL 등 가격 경쟁력 있는 중국 경쟁사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기업들은 LFP 기술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LFP는 그간 중국 업체가 주도해 온 분야다. LG는 제너럴모터스(GM)와 협력해 저렴한 LFP EV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삼성SDI는 ESS용 LFP 생산을 확대하고, SK온은 최근 L&F와 LFP 양극재 공급 MOU를 체결했다.
소비자 신뢰, EV5 성공의 관건
기아가 9월 국내 EV5 출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가격과 성능 기대치뿐만 아니라 배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CATL의 NCM 배터리는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최근 화재 관련 낙인은 까다로운 안전 기준으로 유명한 국내 시장에서 신중한 구매자들을 돌려세울 수 있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EV 시장에서 기아가 검증된 국산 대안보다 저렴한 중국 배터리 기술을 우선시한 결정은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안전 우려가 계속 확대된다면 소비자 신뢰와 궁극적으로 판매까지 잃을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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