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부터 제네시스는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2021년 발표에서 2025년부터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전기차와 수소차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현재까지 현대는 그랜저, 싼타페 등 주력 브랜드에서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판매해 왔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해 현대는 거의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우선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한 전략적 전환
현대의 하이브리드 강화 결정은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EV 캐즘(EV chasm)’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함으로써 현대는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제공하고,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지연되더라도 판매 모멘텀을 유지하려는 목표다.
8월 28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 장재훈 CEO는 ‘현대 웨이(Hyundai Way)’라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함께 현대는 2027년까지 미국과 중국에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기본적으로 전기차이지만 소형 가솔린 엔진을 발전기로 사용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00km를 주행할 수 있다.
글로벌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현재 현대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인기 모델을 포함해 주력 브랜드에서 7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이 숫자를 14개로 두 배로 늘려 제네시스 모델(G80 세단, GV70·GV80 SUV)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만 순수 전기차인 GV60과 곧 출시될 GV90은 전용 전기차로 남는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확대는 특히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렉서스 등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모델과의 경쟁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글로벌 럭셔리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하이브리드 옵션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이브리드 도입으로 이 격차를 해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형 모델에 신기술 도입
현대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함께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모델에는 현재 전기차에만 적용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탑재돼 외부 전자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캠핑 등 야외 활동에서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현대의 하이브리드 기술 전환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성과 편의성을 갖춘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와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비용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소비자에게 더 접근하기 쉬운 대안을 제공한다.

해외 시장을 위한 신형 EREV 기술
현대의 신형 EREV 모델은 미국과 중국 등 시장을 겨냥한 또 다른 중요한 혁신이다. 소형 엔진을 배터리 충전용으로 활용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00km를 주행할 수 있어 현재 전기차의 주요 단점인 주행 거리 제한을 해결한다.
EREV는 보조금 적용 후 내연기관차보다 30~40% 비싼 순수 전기차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는 EREV를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약 20% 비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가격에 책정할 계획이다.
전기차 개발에 대한 장기적 약속
현재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현대는 2030년까지 제네시스 모델을 포함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200만 대, 전체 판매 목표 555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향후 3년간 연간 순이익의 35% 이상을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는 향후 10년간 120조 5000억 원(약 1000억 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 장재훈 CEO는 ‘현대 웨이’ 전략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전환은 현대의 전략적 적응력과 혁신, 균형 잡힌 기술 도입을 통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선도 의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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