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N 브랜드 고성능 순수전기차인 아이오닉 5 N이 지난 7월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이에 우리는 한국으로 날아가 과거 F1 서킷이었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직접 시승했으며, 첫인상을 확인하기 위해 지금 바로 만나보자.
현대 N은 시승에 앞서 제품 브리핑을 열고 아이오닉 5 N의 존재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오닉 5 N은 과거의 유산을 계승해 유연한 전동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핵심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의 구현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N 브랜드는 2015년 론칭했으며, 첫 모델은 2017년 출시된 i30 N이었다. 그리고 8주년을 맞아 비어만 사장의 말처럼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처음으로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자동차는 롤링랩과 수많은 모터스포츠 대회 참가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성능 차량용 서스펜션과 제동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으며, 전용 전기차를 통해 BMS, 열관리, 회생제동 등 다양한 전동화 기술을 개발했다.
현대자동차의 구상은 그간 축적된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용해 전동화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과 감성을 제공하고, 고성능 전기차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오닉 5 N에는 N 브랜드의 모터스포츠 기반 노하우와 롤링랩의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확보한 기술, 그리고 '코너 래스컬(Corner Rascal)', '레이스트랙 카파빌리티(Race Track Capability)', '에브리데이 스포츠카(Everyday Sports Car)'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적용됐다.
이를 어떻게 구현했을까? 아이오닉 5 N은 단순히 A에서 B로 이동하기 위한 또 다른 전기차가 아니다. 운전자가 느끼고 즐기며 달릴 수 있는 새로운 전기차다. 아이오닉 5 N은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개발된 신기술로 가득하다. 현대자동차 전동화 시스템 최초로 유체 관성을 활용해 하이드로 마운트를 적용, 노면 충격과 전동화 시스템의 움직임을 줄여 주행 중 진동을 개선하고 승차감과 안정적인 핸들링 성능을 확보했다.

또한 아이오닉 5 N은 WRC 랠리에 적용된 기능 통합형 액슬을 앞뒤 바퀴에 모두 적용했다. 이는 휠 조인트와 허브를 통합해 조립 구조를 단순화하고 휠 베어링의 횡방향 강성을 높여 차량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킨다. 아이오닉 5 N에는 기능 통합형 액슬이 적용된 21인치 경량 단조 휠,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 전자 제어 서스펜션(ECS)이 탑재돼 정밀한 움직임을 유지한다. 또한 출력과 기어비를 높인 랙 구동형 파워 스티어링(R-MDPS)이 빠른 조향 응답성을 보장해 민첩한 주행 성능을 극대화한다.
N 페달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앞뒤 바퀴의 구동력 배분 비율을 적절히 조정하고, 회생 제동과 모터 응답성을 높여 빠르게 감속한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는 코너링 시 오버스티어를 유도해 앞뒤 바퀴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함으로써 부드러운 드리프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운전자가 앞바퀴의 구동력을 직접 배분할 수 있는 N 토크 디스트리뷰션도 갖췄다. 고출력 배터리와 고성능 EV 특화 열관리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고성능 전기차 N 전용 기술이 적용돼 압도적인 주행 성능이 특징이다.
시승한 아이오닉 5 N은 성능을 대폭 강화한 모터 시스템과 용량을 늘린 고출력 배터리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파워 성능을 자랑한다. 10초간 출력을 크게 높여 최대 가속을 제공하는 N 그린 부스트(NGB) 모드를 사용하면 합산 최대 출력 478kW(650마력), 최대 토크 770Nm(78.5kgm)를 발휘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4초 만에 도달한다.

여기서 N 그린 부스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후륜 모터(최대 출력 282kW, 최대 토크 390Nm)와 전륜 모터(최대 출력 166kW, 최대 토크 350Nm)가 합쳐져 최대 출력 448kW(609마력), 최대 토크 740Nm(75.5kgm)를 발휘해 전혀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아이오닉 5 N에 탑재된 고성능 후륜 모터는 2개의 인버터를 갖춘 2단계 모터 시스템을 적용해 일상 주행 시에는 1개의 인버터만 작동하고, 고속 주행 시에는 2개의 인버터를 모두 작동시켜 최적의 모터 출력을 구현한다.
N 런치 컨트롤 기능은 도로 상태에 따라 최적화된 성능 제어를 제공해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운전자가 최대 가속 성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트랙 주행 시 랩(Lap)당 배터리 소모량을 자동으로 표시하는 SOC(State of Charge) 기능을 갖춰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서킷 주행 경험에 대해 말하자면, N Race 기능은 스프린트 모드와 e엔듀런스 모드를 통해 이러한 경험을 극대화한다. 이 모드는 운전자의 요구에 따라 최적의 성능으로 트랙을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먼저 IONIQ 5 N의 핸들링 성능을 시험했다. 서킷에 진입한 후,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움직이며 정지 상태의 차량을 피하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N 커스텀 모드 버튼을 누르면 즉시 N 모드로 변환이 시작되며, 이는 IONIQ 5 N의 '일상의 스포츠카' 같은 느낌을 원할 때 사용하는 에코, 노멀, 스포트 같은 일반 주행 모드와는 완전히 다른 트랙 또는 고속 주행 전용 기능이다.

서킷 진입을 위한 대기 구역에 도착한 후, 무엇을 테스트할지에 대한 간단한 일정을 전달받았다. IONIQ 5 N은 전동화에 최적화된 사륜구동 시스템이나 다양한 N 모드 등 고성능 전기차 N만의 첨단 기술을 적용해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먼저 직선 가속 성능을 확인했다. 출발 신호와 동시에 차량은 막을 수 없이 튀어나갔고 순식간에 고속 구간에 도달했다.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은 무섭도록 놀라웠으며, 수백 미터 떨어진 물체가 눈앞으로 다가오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심지어 강사는 앞차와의 거리를 더 벌리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IONIQ 5 N에는 모터 제어를 통해 내연기관의 변속감을 제공하는 가상 변속 시스템 'N e-Shift'가 포함되어 있다. 다단 변속 느낌을 제공하며 레드존에서 수동 변속을 기다리는 연료 차단(Fuel Cut) 기능까지 갖췄다. 그 구현 과정은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이어서 몇 분만 주행해도 rpm 손실로 인해 기어를 내려야 한다고 느끼다가, 이것이 기어가 없는 전기차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패들 시프트의 조작감은 훌륭해 저절로 웃음이 나게 만든다.
또한 취향에 맞게 앞뒤 바퀴의 힘을 조절하는 기능도 살펴봤다. 'N-토크 디스트리뷰션'이라는 이 기능은 앞바퀴를 100%로 설정하면 사륜구동 특유의 언더스티어를 유발했고, 반대로 모든 힘을 뒷바퀴에 전달하면 오버스티어로 드리프트가 가능했다. 이 차의 가장 뛰어난 특징 중 하나는 화면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차량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예행주행을 마친 후 본격적인 트랙 주행에 나섰다. 인스트럭터가 차량 내외부에서 모두 들을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용 가상 사운드 시스템인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 Active Sound Plus)'를 활성화하자 주행의 재미가 더욱 배가됐다. 내연기관의 배기음(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부터 권장하고 싶지 않은 공상과학(Sci-Fi) 스러운 사운드까지 다양한 음색이 귀를 간질였다. 직접 운전하면서 비어만 사장이 제품 브리핑 당시 했던 말, 즉 '코끼리도 춤추게 만들었다'는 표현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이 차가 2.2톤, 4.7미터의 전기차라는 사실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서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주행 시작 전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예열 및 냉각하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NBP)'과 최적의 성능으로 트랙을 주행할 수 있도록 배터리 온도를 제어하는 'N 레이스(N Race)'가 그것이다. 실제로 가혹한 트랙 주행 조건에서도 차량은 일정한 성능을 유지했고 배터리 효율도 급격히 떨어지지 않았다. 7바퀴를 '한계까지 밀어붙인' 후 느낀 유일한 불편함은 실내 온도가 올라가 창문을 내려야 했던 것뿐이었다.
강력한 출력과 코너에서의 막을 수 없는 속도감은 이 차를 운전하는 것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차체와 플로어를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이 정도의 차량 움직임이라면 일반적인 와인딩 로드에서는 더욱 짜릿한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런 움직임이 어떻게 구현됐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엔지니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IONIQ 5 N은 이와 같은 고성능 전기차가 구현하는 모든 기능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운전의 재미를 높일 수 있는 기능들로 가득하며, 오랜 시간 동안 차와 하나가 되어 실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차량이다. 며칠 타보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무한한 기술력으로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극한의 매력을 선사한다. 탑승자는 이 차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깊고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IONIQ 5 N은 전기차는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차량이다.
IONIQ 5 N은 이미 한국에서 판매 중이며, 봄이 시작되기 전에 영국, 유럽, 호주, 미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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