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EV9에 대해 파격적인 연말 프로모션을 실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최대 30%에 가까운 할인을 제공하면서, 신차 EV9을 중고 모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12월 4일부터 일부 EV9 트림이 5,500만 원대 중반까지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12월 7일 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특히 기아 공식 웹사이트에 처음 등록된 EV9(6인승 에어 트림 2WD) 기본 가격은 7,728만 원(약 5만 9,116달러)이었다. 이후 일부 모델에 최대 2,200만 원의 대폭 할인이 적용되면서 실제 가격이 5,500만 원대에 형성됐다. 한편, 기본 가격이 8,598만 원으로 더 높은 EV9(어스 트림 4WD) 모델은 재고 할인과 전기차 보조금 등 각종 혜택을 적용한 후 최대 2,600만 원까지 할인됐다. 그 결과 가격이 6,000만 원 초반대로 낮아졌다.
원래 국내 최초의 대형 전기 SUV로 주목받았던 EV9은 옵션 추가 시 최고 1억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출시 이후 품질 논란으로 인해 지난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3,685대에 그쳤다. 이는 사전 계약 물량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잠재 구매자들의 실망감을 반영한다. 기아는 9월 임직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30% 할인을 제공하는 가격 인하를 단행해 기존 EV9 재고를 소진하려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격적인 할인 정책은 초기 EV9 구매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줬다. 많은 이들이 보조금 범위를 넘는 프리미엄을 감수하고 정가를 주고 구매하거나 사전 계약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폭 할인된 EV9이 대거 유입되면 1~2년 안에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들 구매자 사이에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재고 할인이 적용된 신차 EV9의 프로모션 가격은 중고 모델 가격보다 낮다. 현재 인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EV9 2WD 어스 모델의 중고 가격은 7,000만 원대에 형성돼 있어, 신차가 중고차보다 더 매력적인 가격에 판매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기아의 예상치 못한 EV9 연말 세일 프로모션은 구매 예정자에게는 매력적이지만, 기존 오너와 초기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의문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 EV9의 시장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며, 자동차 업계 내에서 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작성해 보세요.